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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택 사)도시전략연구소 소장 |
일본 서부해안도시 가나자와시(金澤)는 포항과 닮았다. 포항과 가나자와는 같은 바다를 품고 있다. 포항은 그 바다를 동해로, 가나자와는 일본해라 부른다. 같은 바다를 품고 있는 한국의 동쪽과 일본의 서부해안은 큰 인연을 간직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포항의 인구는 53만명, 가나자와는 45만명이다. 일반회계는 포항 1조여원, 가나자와 1조6천여억원으로 물가 등을 감안하면 그만 그만인 셈이다. 포항은 4월 서울과 포항을 연결하는 KTX가 개통됐다. 가나자와 역시 지난 5월부터 일본의 심장부 도쿄를 잇는 신칸센이 본격 운영되고 있다. 두 곳 모두 시·종착역이고 시간대도 비슷한 2시간 30분대다. 양 도시 모두 수도권과 연결되면서 동전의 양면 같은 상황을 맞고 있다. 수도권의 관광 특수를 기대하면서도 빨대 효과를 우려한다. 여기까지는 분명 닮은꼴이다.
그러나 양 도시는 추구하는 관점에서 비교해보면 조금 다르다. 가나자와는 포항이 추구하는 창조도시의 모범도시이자 관광도시인 반면 포항은 철강산업도시이다. 한쪽은 문화를 미래의 가치로 내걸었고 다른 쪽은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섰다.
철도 얘기부터 하자. 가나자와역의 규모는 놀라울 정도다. 축구장 3개 규모라고 한다. 포항역과는 비교 자체를 거부한다. 가나자와역은 일본 서부해안도시의 특성상 서쪽 방면은 없고 남·북방면과 수도권인 도쿄(동쪽)와 연결된다. 반대로 포항은 동쪽으로 철도가 없지만 현재 북쪽 방면인 동해중부선이 건설중이고 남부선 복선화, 영일만신항 인입철도 등이 완공되면 동해안 철도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조건임에도 포항역은 조금 초라해 보인다.
역 입구에 거대한 조형물을 조성하는 등 가나자와는 신칸센 개통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한다. 길거리 곳곳에는 '새로운 가나자와를 시작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내 상점가에는 신칸센 개통을 축하하는 상품이 진열돼 있다. 심지어 과자 케이스에는 신칸센 열차를 그대로 재연해 놓고 개통을 알렸다. 맥주병에도 신칸센 개통을 축하하는 광고가 들어가 있다. 저들이 신칸센 개통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나자와는 신칸센이 개통되기 전에도 한해 9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다. 이번 신칸센 개통으로 더 많은 관광객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필자가 가나자와를 찾은 것은 평일. 도시는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철도 역사는 늦은 저녁시간임에도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역사 주변으로 일본국내 이름 있는 호텔도 보인다. 늦은 밤이지만 가나자와의 중심거리는 살아서 꿈틀거린다. 물론 여기도 문제는 있다. 오래된 도시여서인지 주차 문제는 심각해 보였다.
포항으로 돌아와 보자. 역사 규모도 그렇지만 개통된 지 100일 넘었는데도 주차장과 교통 문제는 나아질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역사가 외곽으로 옮겨 가면서 이젠 역세권 개발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기존 역사 부지의 활용 방안은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관광도시인 가나자와와 포항을 단순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같은 고속철이 개통되고도 이를 준비하거나 활용하는 방안은 너무 대조적이다. 포항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그럴 준비는 돼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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