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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 8월7일자 보도
도시전략연구소 조회수:6232 118.45.2.151
2015-08-07 11:14:34

540년 된 일본 교토의 일식당

2천년의 역사 간직한 포항이지만 문화 불모지 수식어 붙는 현실 역사적 진실 접근하는 의지 필요

이준택 (사)도시전략연구소장 2015년 08월 07일 금요일 제18면

▲ 이준택 (사)도시전략연구소장

친구 회사가 20주년을 맞았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것은 지난 주중이었다. 친구는 지난 주말 직원들과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고 자축했다. 축하한다는 전화를 건넸다. 자고나면 멀쩡한 회사가 부도나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잘 버티고 있는 모습에 100년, 200년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친구의 20주년을 보면서 540년 된 일본 교토의 전통일식당이 갑자기 떠올랐다. 지난 7월 초 일본 교토의 이 식당을 찾은 것은 오후 2시가 넘은 시각. 늦은 점심시간에도 불구하고 자국인은 물론 노랑머리의 관광객들도 줄지어 식당을 찾았다. 모두 호기심 가득 어린 눈길이다. 현지 코디가 전하는 540년 전통이라는 말에 방문자들의 동공은 흔들렸다. 실로 엄청난 역사 앞에 기가 꺾인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와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강한 울림이 전해진다. 건물은 미로 같다. 방과 방사이가 그야말로 촘촘하다.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가파르다. 오히려 1층에 비해 2층은 다소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처음부터 이렇게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잇고 또 잇고 조금씩 확장시켜 나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구조는 500년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말해준다.복잡한 구조이지만 건물 중심은 비어있다. 모두 연결시켜 공간을 활용하지 않고 여백의 미를 남겨둔 저들의 가치관이 궁금하다. 물질적 풍요를 보이기 싫은 것일까. 남겨진 그 곳은 소규모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꽤 규모가 있어 보이는 본관 건물과는 달리 건물 입구 대문은 간결하다. 아니 초라해 보인다는 설명이 어울린다. 현지 코디는 세금을 입구 대문 크기로 책정한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저들의 민족성도 한 축을 형성한 것 같다. 화려함을 외부에 보이기보다는 내형에 충실하려는 실용주의적 정신이 그것이다. 일본 고도인 교토와 가나자와 등의 공통점은 옛 것을 그대로 지켜가고 있다는 대목이다. 양 도시 모두 200년 이상 된 목조건축물이 아직도 멀쩡하게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가나자와시 금박공예관이 위치한 히가시차야가의 건물들은 비슷비슷한 모양새로 저들의 과거 모습이 그대로 간직되고 있었다. 건물 내부를 보기 위해선 우리돈 3천원을 지불해야 한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곳, 일본의 역사도시에서 저들의 저력과 삶을 배운다. 가업을 이어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저들의 모습에서 전통을 존중하는 정체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전통은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 돼 시민의 생활 깊은 곳에 자리 잡았다.포항을 잠시 돌아봤다. 연오랑세오녀의 신화를 바탕으로 2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포항이지만 역사가 없는 도시로 종종 치부된다. 어부들의 강한 인상 때문인가. 사실과 다르게 포항은 문화 불모지라는 수식어도 때론 붙는다. 포항을 대표하는 공예품도 내놓을 만한 것이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아마도 포항시민 스스로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의지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곱씹어 본다. 강물은 바람에 물결쳐도 바다로 가는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포항은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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